돌 아기와 몬테소리와 프뢰벨, 뭐가 다를까?
돌 무렵이 되면서 주변에서 "이제 몬테소리 해볼 때 아니야?", "프뢰벨 교구 써봤어?" 같은 말을 종종 들었다. 막상 들어보면 둘 다 교육 철학에서 시작된 방법인데, 일반 부모 입장에서는 교구 이름 정도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나 역시 처음엔 그냥 유명하니까 좋겠지,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몬테소리는 이탈리아 의사 마리아 몬테소리가 만든 교육법으로, 아이 스스로 탐색하고 경험하는 걸 강조한다. 실생활과 밀접한 활동, 예를 들면 쟁반에 물건을 옮기기, 버튼 채우기, 컵에 물 따르기 같은 실제 생활 속 동작을 통해 아이가 자율성을 키우도록 돕는다.
프뢰벨은 독일의 교육자 프리드리히 프뢰벨이 만든 유아 교육 방법인데, 장난감의 시초라 할 수 있는 '프뢰벨 은물'을 통해 감각 자극, 놀이 중심의 상호작용을 중시한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 놀이를 하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나 교사의 안내가 필요한 편이다.
이 두 교육법 모두 발달 심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아이의 감각과 두뇌, 정서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돌 즈음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선택이다. 나는 참고로 고민 끝에 몬테소리 교구를 구매하게 되었고, 다음주부터 홈스쿨링으로 몬테소리 교육을 하게 되었다. 이후 후기는 다시 블로그에 작성해 보겠다.
돌 아기와 해본 놀이 비교
직접 몬테소리와 프뢰벨식 놀이를 해보며 아기의 반응을 관찰해보았다. 우선 몬테소리 활동으로는 실생활 놀이를 중심으로 접근했다. 작은 컵에 곡식을 옮기거나, 미니 수세미로 바닥을 닦아보게 하고, 나무 트레이에 사물을 분류해보게 했다. 처음엔 흘리고 던지기 일쑤였지만, 며칠 지나자 점점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흥미를 보였다. 아기가 한 가지 활동에 몰입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고, 실패해도 다시 시도하려는 의지가 눈에 띄었다. 자율성과 집중력 측면에서 확실히 장점이 있었다.
반면, 프뢰벨식 놀이로는 감각 완구를 활용했다. 예를 들어, 구슬을 구멍에 끼우기, 색깔 공을 구분해서 상자에 넣기, 소리 나는 블록을 흔드는 등 자극 중심의 놀이를 시도했다. 이 방식은 아기가 금방 흥미를 보였고, 처음부터 웃으며 잘 반응했다. 다만 정해진 패턴대로 놀이를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아기가 한동안만 관심을 보이고 금방 싫증 내는 경우도 있었다.
몬테소리는 놀이 자체보다는 그 안에서의 행동과 태도를 중시했고, 프뢰벨은 즉각적인 반응과 상호작용에서 오는 재미가 컸다. 어떤 방식이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지만, 아기의 성향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게 분명했다.
결국 중요한 건 ‘우리 아기에게 맞는 것’
두 교육법 모두 아기의 발달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건 분명했다. 다만 어느 쪽이 더 우월하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우리 아기에게 어떤 방식이 잘 맞는지를 찾는 게 핵심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성격이 조용하고 혼자서 뭔가를 오랫동안 만지작거리는 걸 좋아하는 아기라면 몬테소리 활동이 더 잘 맞았다. 반대로 엄마와 계속 눈을 맞추며 웃고, 즉각적인 반응이 있는 놀이를 좋아하는 아기라면 프뢰벨 방식이 더 효과적이었다. 그리고 실제로는 둘을 섞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또한, 교구가 꼭 전문 브랜드일 필요는 없었다. 몬테소리 교구 대신 주방용품이나 나무 젓가락을 활용해도 좋았고, 프뢰벨식 감각 놀이도 색종이나 빨대 같은 소품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었다. 결국 중요한 건 비싼 교구보다 부모가 아이에게 집중해서 놀이해주는 시간이었다.
놀이 방식은 매일 조금씩 달라져도, 아이와 함께하는 태도는 같아야 했다. 실수해도 괜찮고, 금방 싫증 내도 괜찮았다. 아기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기다려주고, 함께 웃고 놀아주는 그 시간이야말로 어떤 교육보다 큰 의미가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