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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아기 밥태기, 갑자기 밥 안 먹는 이유와 극복법 정리

by 미미튜터 2025. 4. 25.

잘 먹던 아기가 갑자기 밥을 안 먹는다, 돌이 지나고부터 아기의 식사 시간이 전쟁처럼 느껴졌다. 잘 먹던 이유식을 숟가락만 봐도 도망가고, 밥을 차려줘도 입도 안 대는 날이 생기기 시작했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잘 먹었는데, 갑자기 먹는 걸 거부하기 시작하니 당황스러웠다. 특히 나는 우리 아기가 돌 접종을 한 날부터 갑작스럽게 밥을 거부해서 한 2주간을 너무나 고생했었다.

이 시기를 '밥태기'라고 부른다. 밥 + 권태기라는 뜻인데, 성인의 입맛이 변하는 것처럼 아기들도 어느 순간 먹는 것에 대한 흥미를 잃기도 한다. 특히 돌 무렵은 이유식에서 일반식으로 전환되는 시기라 변화가 많고, 성장 곡선도 이전처럼 급격하지 않다 보니 식욕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이 시기를 처음 겪는 부모라면 너무 당황하고, 자꾸 먹이려고 애쓰다 보면 아기와의 식사 자체가 스트레스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나도 그런 실수를 했고, 그 과정을 통해 밥태기를 받아들이고 넘어가는 방법을 조금씩 배워갔다.

돌 아기 밥태기, 갑자기 밥 안 먹는 이유와 극복법 정리
돌 아기 밥태기, 갑자기 밥 안 먹는 이유와 극복법 정리

밥태기, 아기에게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돌 아기에게 밥태기가 오는 이유는 단순한 식욕 저하만이 아니었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첫 번째는 성장 속도의 변화였다. 돌 이전엔 매달 몸무게가 급격히 늘지만, 돌 이후로는 성장이 완만해진다. 몸이 크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자연스럽게 식사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예전만큼 많이 먹지 않아도 충분히 배가 부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감각 발달이다. 미각, 후각이 발달하면서 이제 아기 입장에서도 음식의 맛, 질감, 온도, 냄새 등이 예민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갑자기 질감이 싫어졌거나, 매번 똑같은 식단이 지겨워진 걸 수도 있었다.

세 번째는 자율성의 시작이다. 돌 무렵 아이들은 "싫다", "하기 싫다"는 의사 표현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다. 밥을 거부하는 것도 먹기 싫어서가 아니라, 자기 의지를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인 경우도 있었다. 억지로 먹이려 하면 더 강하게 반발하게 된다.

이런 변화는 모두 아기가 잘 자라고 있다는 신호였다. 그런데도 부모 입장에서는 잘 먹는 게 건강이라고 생각해서 조급해지기 쉽다. 나 역시 처음엔 매끼니 전쟁처럼 느껴졌고, 밥 한 숟가락을 먹이려고 노래도 틀고 장난감도 가져다주며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밥태기, 이렇게 넘겼다

밥태기를 겪으며 알게 된 건, 억지로 먹이려 하지 말고 식사 분위기부터 바꿔야 한다는 점이었다.

먼저, 식사 시간은 짧고 즐겁게 유지하려고 했다. 15~20분 이상 억지로 붙잡고 있지 않았고, 먹다 말아도 “괜찮아, 다음에 또 먹자” 하고 식사를 마무리했다. 스트레스 없는 식사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간식 시간도 조절했다. 밥을 안 먹는다고 해서 간식을 계속 주면 오히려 배가 부르기만 하고 식사 시간이 더 무의미해진다. 간식은 식사 1~2시간 전에 과일이나 요거트 정도로 가볍게 줬고, 밥 먹기 전에는 배고픈 상태를 유지해줬다.

그리고 아기에게 손으로 직접 먹게 하는 기회를 늘렸다. 수저질을 잘 못하더라도 손으로 쥐고 흘리면서 먹는 과정을 통해 식사 자체에 흥미를 가지도록 유도했다. 밥을 동그랗게 뭉쳐주거나, 손에 잘 집히는 크기로 반찬을 준비하면 훨씬 더 잘 먹었다.

또 한 가지는, 식판 구성을 다양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색감이나 식감이 다양한 반찬을 줬더니 아기가 자기 입맛에 맞는 걸 먼저 집어 먹기 시작했다. 매번 같은 메뉴보다는 일마다 반찬을 바꿔주는 게 효과적이었다.

아예 안 먹는 날이 있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 날은 미음처럼 부드러운 걸로 간단히 넘어가거나, 과일이나 분유로 영양을 보충했다. 중요한 건 며칠 안 먹었다고 해서 아이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라는 점이었다. 장기적으로 보면 다시 잘 먹는 시기가 반드시 온다.

 

부모의 여유가 아기에게는 힘이 된다

밥태기를 겪으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건, 부모가 조급해하지 않을수록 아이가 더 편안하게 식사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아이가 밥을 안 먹는다고 혼내거나 강제로 먹이려 하면, 식사 자체가 부정적인 경험으로 남게 된다. 그렇게 되면 밥 먹는 시간이 싫어지고, 밥태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오늘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마음으로 넘기면, 아이도 점차 다시 먹기 시작한다. 실제로 우리 아이도 며칠 거의 먹지 않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식욕이 돌아와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운 적이 있었다.

밥태기는 누구에게나 오는 자연스러운 시기다. 밥을 안 먹는다고 걱정만 하기보다는, 아이의 입장에서 식사 환경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여유를 갖고 기다려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걸 직접 겪으며 배웠다.